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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제목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관한 수박 겉핥기 (1) 등록일 2022.08.02 09:09
글쓴이 아름미래 조회 414
사상누각(沙上樓閣),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이라는 뜻으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할 일이나 물건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의 교육정책과 운영의 모습이 마치 모래 위에 화려한 성을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을 표현해 보았다.

199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 시대도 변화되고 그에 따른 사회의 인식도 바뀌었다. 그중 교육도 바뀌었다. 특히 교육정책은 매년 바뀌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2007년에 수능등급제로 대학선발을 하였지만, 이듬해 폐지가 되었고 지금의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가 유지되었다. 그해에 중앙대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했다. 이후 서울대를 비롯하여 성균관대가 이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하면서 4년제 대학으로 확대되었다. 자연스럽게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의 비율이 형성되었고 대학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에 맞춰 학생을 선발하였다.

앞서 언급한 시대의 변화 중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는 90년대에 필요로 했던 인재와는 사뭇 다른 인재상으로 바뀌었다. 예컨대, 모든 영역에서의 1등만 요구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사회에서 한 분야에 깊은 관심과 지식, 재능이 있는 친구는 그 영역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꿈과 끼’를 위한 진로탐색활동이 그 시작일 것이다. 그래서 카이스트는 신입생을 무학과(2학년부터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제도)로 선발한다. 대학교육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진로방향의 기회를 더 주겠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카이스트는 정원내 760명 모집인원 중 수능으로의 선발은 고작 15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서울대 총장도 수시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고자 했으나, 외부(?)의 의견으로 정시선발 인원을 늘린 실정이다. 수시전형이 마치 문제가 있는 전형으로 오해를 일으킨 사건이 있지만 시대의 인재에 맞는 전형이라 생각한다. 학부모는 모르겠지만 동일한 학과에 입학한 학생을 4년간 모니터링을 하면 학교생활과 학점, 취업 등을 살펴보면 모두는 아니겠지만 정시전형 합격생이 가장 뒤떨어진다. 언젠가 학부모와 함께 공청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정시전형 확대에 관한 공청회, 그래서 정시전형 확대를 찬성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고 하는데 과연 어느 학부모가 정시전형 확대를 찬성할까? N수생 또는 특정지역 학부모만이 아닐까?

결국 서울대는 정시를 확대하면서 학생부의 교과(내신성적)와 전공적합성까지 살펴보겠다고 발표했다. 경희대와 건국대 등도 교과전형의 확대 권고에 따라 기존 교과(내신) 100% 평가를 70%와 전공적합성 30%를 병행 평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시확대를 권고하고 대입전형간소화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가운데 대학의 자구책으로 보여진다. 변별력을 확보하고 학업역량을 갖춘 인재를 위한 대학의 반항? 으로 보여진다.

2025년에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 현재는 대구와 제주도에서 IB교육과정(국제 바칼로레아, International Baccalaureate)에 대한 시범운영도 진행하고 있지만 2025년에 전면 도입 할 경우, 대학입시제도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나아가 2028년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또 다른 체제로 바뀐다.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에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를 급조하듯 만들게 하면서 대학의 입시선발 자율화에는 소극적인 모습은 누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어디에 세우는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과연 대학은 어떠한 방법으로 변별력을 갖춘 전형방법으로 다시 반항?을 할지 궁금하다. 계속 누더기 식의 덧대기 정책은 언젠가 바닥까지 무너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걱정해본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 아닌 사상누각(思上樓閣)이기를 바라는 컨설턴트-